바람이 지나간 자리 2019.10.22. ~ 2020. 2. 9.
응시하다 의식과 무의식
이 공간의 전시작품들은 내면의 응시를 통해 자신의 삶이 잉여의 삶이 되지 않도록,
목적적 삶이 되도록 매일의 연속선상에서 습관 같은 사유의 시간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김자이는 영상작품 <물음표의 공격>(2016)을 통해 자신 안에서 우울, 강박, 불안 등의 비틀림이 어떻게 올라오는지
'나'를 궁금해한다.
박지용의 <시선의 문턱은>(2016)은 현실 세계와 지각의 새로운 효과를 위해 이미지를 재배열함으로써
내부와 외부의 통로가 되는 의미의 창을 구조화시킨다.
이건용의 <bodyscape 76-1>(2017)은 관념과 의식이 지배하는 '나'의 몸이 하는 신체 드로잉을 통해 더욱 직접적으로
자신의 세계를 응시케 하는 작품으로, 이건용 자신이 행하는 퍼포먼스 결과물이다.
이건용의 신체 드로잉은 '인간의 행위, 그 근원에는 사유하는 내용들이 있다'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마음을 쏘다 희로애락
타인에 대한 관심에 앞서 내 안에서 일어나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잘 살핌으로써 자신과 마주 할 수 있다.
꿈꾸는 듯한 여인이 항상 등장하는 강숙자의 <꿈>(1991), <기쁜 우리 젊은 날>(2003)과 무수한 점으로 형상을
완성해 가는 정충규의 <사랑이야기>(2004), 그리고 양계남의 <가을이 빨간 이유를 알았어요>(1992), 는 기쁨과
사랑의 충만함을 전해준다.
그런가 하면 갈수록 황폐해져 가는 인간 정신의 결핍과 부재,
그에 따른 우울을 감지한 김성수의 <멜랑꼴리>(2008)과 함께 이동환의 <황홀과 절망>(2003),
이인성의 <다른 세계>(2005), 이송의 <Waiting>(2002)등은 인간의 외로움, 고립감, 아쉬움, 설렘, 절망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보는 이의 다양한 감정을 끌어낸다.
지나치다 일상의 공간, 기억
예민한 감각으로 작은 존재들의 삶의 움직임을 가시화시키는 김설아의 <눈넘 재>(2005)는 무표정하게 스쳐가는
반복적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또한 일상의 풍경을 채집한 뒤, 사라지고 남겨진 풍경을 이미지화하는 조혜영은 <Vittese-Wood 1>(2003)을 통해
원래의 모습과는 다른 실제 하지 않은 원경을 만들어냄으로써 알 수 없는 대상의 인식 과정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살아간다는 목표만으로 꽉 채워진 현대인의 삶을 은유하는 박수만의 <삶을 입다>(2006),
<록, 아무 꿈>(2013)은 표피적 욕망 속에 감춰진 순수한 인간 존재를 환기시키고자 한다.
헤아리다 관계 속의 나
박제훈의 <Candle Moving>(2012), 백영수의 <얼굴>(2012), tlsghdbsdml <Archipelago : Island 001-1.(2016),
김인숙의 <부분이 전체를 이야기하다>(2016) 작품 등은 자아를 찾아가는 사유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
또한 기술에 대한 잠재적인 생물학적 연결 태를 보여주는 홍승표의 <맨발의 인간)(2009)과
윤일권의 <망각적 신화 - 봉황>(2005)은 현대 사회에서 변화해 가는 인간 존재를 표출시킨다.
그리고 이조흥의 <Social-bambi>(2013), 변웅필의 <계급장>(2012), 이란야 쿤차와치타이의 <Twin>(2003),
조은솔의 <Diguise>(2014) 작품은 개인이 사회 구성원의 일부로 치부됨으로써 느껴지는 단절, 부재,
근원을 알 수 없는 모호함 등이 덧씌워진 현대인의 자화상처럼 읽힌다.
바람이 지나간 자리
2019.10.22. ~ 2020. 2. 9.
광주시립미술관 제5, 6 전시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