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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 연극 길떠나는 가족 부산시립극단 특별기획 공연후기 그리고 부산 이중섭거리 편지와 그림들

워크뷰 2014. 12. 30. 08:26


이중섭 연극 길떠나는 가족 부산시립극단 특별기획 공연후기 그리고 부산 이중섭거리 편지와 그림들



음매~~ 

으음매~~

귓가에 황소의 울음소리가 귓전을 맴돈다!





공연은 끝나고 무대의 막은 내려졌다, 그러나 두 눈가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은 그칠줄 모른다.

음매~~

으음매~~~

마지막 장면 그가 황소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따뜻한 남쪽을 향해 길을 떠나는 장면에 참았던 눈물을 기어이 터트리고 만것이다.

한 화가의 삶,

한 아버지로서의 삶,

한 남편으로서의 삶을 제대로 추구해보지도 못하고 세상과의 인연을 끊어야만 하였던 화가 이중섭,

대체 누가 이 천재화가를 죽였단 말인가?


연극의 첫장면은 그의 장례식이다.

그는 수의를 입은채 무대에서 사라진다.


이 연극은 현재 생존하고 계신 이중섭화가의 아내 야먀모토 마사코(한국명 이남덕 90대)의 오직 남편만을 기억하고 추모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녀의 추억을 되살리며 연극은 시작된다.



음매~~

으음매~~

소를 좋아하고 하루종일 소만 바라보는 소년 이중섭,

1931년(16세) 평안북도 오산보통고등학교 시절 

소의 커다란 눈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그저 행복할 따름이었다 

모든걸 눈으로 말하는 소는 거짓말 할 줄 모른다.


오산보통고등학교 미술교사 임용련으로 부터

네가 좋아하는 진짜 조선황소를 그리려면 일본에 가서 그림공부를 더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일본유학길에 오른다.


1936년(21세) 일본 문화학원에 입학한 이중섭.

그의 천재성은 일본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그러나 그를 시기한 선생으로 부터 모작꾼이라는 혹평을 받기도 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운명적인 여인 마사코를 만나게 된다.

그러나 학원이 문을 닫고 난후 그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며 마사코와는 이별을 고하게 된다.



고향으로 되돌아 온 중섭은 계속해서 그림을 그렸고, 일본에 있던 마사코는 중섭을 찾아 원산으로 찾아온다.

두사람의 만남은 결혼으로 이어졌고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일본의 패망과 조선의 독립이후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북한군의 스탈린과 김일성의 그림을 그리라는 명령에 

자신은 보지 않은것을 그릴수 없다라고 그림 그리는것을 거부하자 7일간의 기한을 주며, 

당시 사업가였던 중섭의 형은 악질 부르조아로 고발되었다며 잡아간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중섭의 어머니는 중섭의 가족과 조카를 데리고 피난을 가라고 그들을 떠민다.

중섭의 가족은 부산으로 피난을 오게되고, 부산의 범일동 교통부에서 살다가 다시 제주도로 향하게 된다.

제주도에서의 10개월은 이중섭의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 

부산으로 다시 돌아온 중섭은 부두 노동자로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제대로 먹지 못한 아내 마사코는 폐결핵에 걸려 요양차 친정인 일본으로 아이둘과 함께 돌아간다.



















그의 궁핍한 생활은 계속 되었고, 화구가 없어 담뱃갑 은박지에 못으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였다.


부산에 홀로 남아 홀아비생활을 하던 중섭에게 고향친구 한목과 구상 두명을 만나게 된다

그들은 중섭에게 일본으로 갈수 있는 선원증을 구하여 준다, 

중섭은 오랫만에 일본에 있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을 만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체류기간이 짧아 중섭은 다시 부산으로 돌아 왔으며 돈을 벌어 다시 일본으로 가기로 마음을 먹는다.








친구인 구상이 중섭에게 전시회를 권하고 전시회는 이례적으로 큰 성황을 이룬다.

그러나 그림값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그의 그림은 춘화라고 고발당하여 전시회를 망치게 된다.

이중섭은 과도한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지만 고통을 반려자로 삼고 치료를 거부하며 괴로운 삶을 살다가 결국은 숨을 거두고 만다.


이제 연극은 그가 살아생전 꿈꾸었던 가족과의 행복한 시간을 표현하며 무대는 막을 내린다.

소, 닭, 아이, 그리고 가족 이 그림으로 이중섭의 가족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과 황소에 대한 사랑, 

신혼생활의 재미를 그림으로 그렸던 닭, 두 아이와의 행복한 삶을 그려내고 있다.


음매~~

으음매~~

이중섭 그는 죽지 않았다.

그는 지금 소달구지에 가족을 태우고 잠시 길을 떠나고 있다,


흐르는 눈물을 손수건으로 딱으며,

주변을 돌아보니 화장을 곱게 하고온 아가씨도, 화려한 패션을 자랑하는 아주머니도, 중년의 남성과 대학생들도 모두 울고 있다.

공연이 끝난 시간이 조금 흘렀건만 모두들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한다.

오늘 이 공연을 통하여 화가 이중섭에 대하여 조금 알게 되었다.

한낱 교과서에 나왔던 몇줄의 이야기와 이중섭은 소, 

소 하면 이중섭 화가 이러한 얕은 지식에서 벗어나 이제 조금 그를 깊이 알게 된것 같다.




부산시립극단의 이변 특별기획공연 화가 이중섭의 길떠나는 가족은 대성공이다.

공연을 이제 다시 볼수 없다는것에 대하여 너무 아쉬운 마음이다.

아직 보여주고 싶은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 그들에게도 이 공연을 꼭 보여 주어야만 하는데 너무 아쉽다.

오늘 이 공연이 무대에 올려지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기획 6개월 연습 3개월 이란 기나긴 시간의 결과이다, 지난 10월 일본공연장을 부산시립극단 문석봉 예술감독이 직접 찾아가

신주쿠 양산박 대표 김수진 대표(60)을 만나 연출을 제의하면서 부터이다. 

김 연출가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동하는데 이번 부산시립극단과의 호흡은 처음이다.

연습기간은 짧았지만 김수진 연출가는 상당히 만족했다고 한다.

부산시립극단의 배우들은 감정표현이 매우 풍부하다, 단원들이 워낙 훌륭해 연습과정에서 어려움 없이 호흡을 맞추었다고 한다.

김수진 연출가는 이번 작품에 상당한 심혈을 쏟아부었는데, 일본에 살고 있는 이중섭 부인 야마모토 무사코 여사를 직접 찾아가 

국경을 뛰어 넘은 두사람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담아 내었다.

오늘 연극의 시작과 끝을 야마모토 무사코 여사의 회고로 극을 구성한것도 이 때문이었다.


화가 이중섭을 다시 생각하여 본다.

시대를 잘못 타고난 비운의 천재화가라 모두들 말한다.

근대사에 희생된, 안타까운 인물이다. 

그의 그림 소를 보면 그는 세계적인 화가로 거듭날수 있었는데 너무나 안타깝다.









부산시립극단배우들의 풍부한 감정표현 난 그들의 열정에 매료되었다.

이중섭 주인공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 그가 너무나 멋지다,

그의 얼굴에 이중섭의 영혼이 흐른다.

그리고 소의 역활을 맡은 배우 김성열,

그의 황소연기와 황소울음소리는 아직도 나의 심장을 울리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황소역을 맡은 배우 김성열의 풍부한 표현력이 없었다면 이 공연은 감동이 없었을 것이다.

이 두사람이 참여하는 공연은 빠지지 않고 보게 될것 같다



부산 동구 범일동 교통부에는 이중섭이 살았던 동네에 이중섭거리가 얼마전 조성되었다.




전망대의 이름은 이중섭의 부인 야마모토 마사코의 이릉을 따 마사코전망대라 불린다.

한국전쟁 피난시절의 부산모습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고 고층빌딩이 들어선 자리엔 63빌딩이 홀로 높이 솟아있다.

이중섭거리를 돌아다니는데 이번 부산문화회관에서 이중섭의 길떠나는가족 공연이 있다는 소식을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한 건물주인은 자신의 집 담벼락에 이중섭의 명화를 부착하여 주어서 동구청에 감사하다는 말을 나에게 하였다, 

하지만 동구청이 좀더 적극적으로 이곳 주민들에게 이 공연을 보게 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를 다시 한번 돌아볼수 있는 기회를 주지 못한게 아쉽다.




새벽 배가 출출하여 평소에 아무 생각없이 들락거렸던 집앞의 김해고가 식당을 찾았다.

이 식당에는 여러 화가의 그림이 걸려 있는데 그 중 이중섭 화가의 그림이 두점 걸려있다

이전까지는 어 이중섭 그림이네 잘그렸네 이정도였다면,

오늘은 그렇지 않다 비록 3,000원 가격의 돼지국밥을 먹지만 부인과 두 아들을 일본에 보내고 홀로 가난과 배고픔에 시달려야 했던

이중섭을 생각하니 지금이라도 그를 만날수 있다면 이 국밥 한그릇 같이 먹고 싶다!





이중섭거리 마사코전망대

부산시 동구 범일동 14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