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 1박 2일 여행 중 찾은 만휴정
경북 안동 길안면으로 접어들면 어디선가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 운전대를 그곳으로 향하게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자주 접하는 물 흐르는 소리이지만 도시에서 듣는 싱크대의 물소리와는 전혀 느낌이 다른
숲 속에서 흐르는 폭포소리는 마음을 그곳으로 달려가게 만듭니다.
물이 흐르는 소리는 참으로 이상한 효력을 발휘합니다.
긴장된 마음을 풀어주고, 심신을 안정시키며, 새로운 힘을 충전 받는 그런 느낌이 드니 말입니다.
어제 안동의 편안한 펜션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오늘은 안동 여기저기를 돌아보고 있는데
숲 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에 그만 마음이 감동하여 이곳까지 오게 되었답니다.
계곡을 건너는 자그만 다리가 하나 있는데 밑면은 철판으로 만들어졌지만 옆면은 벽돌 장식을 넣어
마치 조선시대의 다리를 건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서 이곳에 주차를 하고 약 200m 정도 완만한 경사 길을 올라가면 그 물소리가 나는 곳으로 갈 수 있습니다.
경치가 좋은 곳에는 정자가 들어선다는 말이 있는데요
이곳도 정자가 하나 있습니다.
이 길을 걷다 보면 그 정자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자동차 한대쯤 겨우 오를수 있는 언덕길을 따라 살살 걸어가니 목포 소리가 더 크게 들립니다.
귀를 물소리가 나는 곳을 향하여 걸어가는데 눈앞에 짠 하고 나타나는 폭포
그 절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한참을 그 절경 속에 빠져 있다 그 위에 있는 정자가 너무나 멋져 보여 정자로 향합니다.
정자 만효정으로 가는 길은 어느새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다.
정겨운 녹색 그 위에 환하게 미소를 띄우는 황금색의 나뭇잎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것 같네요
만효정으로 가는 길은 여기 이 다리 하나뿐입니다.
비록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다리인데
주위와 조화를 잘 이루게 만들어져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만휴정으로 들어가는 문이 겸손하여 보입니다.
문을 들어서서 바라본 만휴정은 정자와 담장 사이의 간격이 너무 좁아 만휴정의 전경을 담기가 힘듭니다.
여기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였는데요
아니 정자에 웬 담장을 설치?
그렇네요
보통 물근처의 정자는 담장이 없습니다.
정자에 앉아 유유히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시를 한수 읊는 곳인데
누각에 앉아도 담장에 의해 시야가 가려 물 흐르는 것이 보이지 않게 하였습니다
왜일까요?
그것은 바로 책 읽는 것에 방해가 된다하여 담장을 쌓았다고 합니다.
만휴정[晩休亭] 현판이 보이네요
정면에서 보면 3칸이고 옆면에서 보면 2칸의 규모를 가지고 있습니다.
구조를 보면 전체가 마루로 된 정자에다 뒤쪽 1칸은 2개의 온돌방을 만들고 중간에는 마루를 둔 형태입니다.
즉 앞쪽 3칸은 완전히 개방하여 정자로의 느낌을 살린 것이지요
이렇게 멋진 정자를 누가 만들었을까요?
이 정자를 만든 분은 바로 보백당 김계행(1431∼1517)입니다.
그가 말년에 독서와 사색을 위해 지은 정자입니다.
16세기 초에 지은 만효정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올라오면서 보았던 폭포는 장관입니다.
김계행은 조선 전기의 청렴결백한 관리로 뽑혔던 분으로, 정자 아래 바위에는 ‘보백당만휴정천석(寶白堂晩休亭泉石)’이란 큰 글씨를 새겨 놓았는데,
‘내 집에 보물이 있다면 오직 맑고 깨끗함 뿐이다.’라는 가르침을 남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