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닮기?
얼마전 김해여객터미널 근처에 있는 더큰병원 갤러리 그림전시회에 다녀왔다.
주제가 기억닮기? 기억을 닮는다니 무슨 뜻일까.
김해 더큰병원 숲갤러리
숲갤러리 입구에는 박미 작가의 전시회 알림 포스터와 프로필 그리고 작가노트에 이 전시회의 의미를 읽을수 있는데,
작가노트에 그려낸 박미 작가의 마음은 밤하늘의 빛나는 유성처럼 자기 발광성의 입자들, 단자들, 모나드들의 집합과 더불어 나는 스스로 빛난다고 말하고 있다.
1979년 경남 남해에서 출생한 박미 작가는 배재대학교 미술학부(서양화) 졸업,
국립 창원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졸업, 서울디지털대학교 미술경영학과를 졸업하였고,
어느날 앞날이 창창한 젊은 작가에게 10여 년 전 찾아온 한쪽 눈의 실명.
미술작가에게 시력상실은 너무나 큰 시련이다. 시각장애 6급 등급을 받았으나,
박미 작가는 한쪽 눈으로 그동안 보지 못하였던 새로운 세상을 발견하게 된다.
입체 그림의 시작점이 된 것이다.
박미 작가는 사물을 시각적 반응과 사고로만 보는 데에서 머무르다 촉각의 영역으로까지 작품세계를 넓히게 된다.
기억닮기(속닥속닥) 55*113cm
떨어지는 낙엽에도 눈물을 글썽였으며,
친구와 재잘거리며 나누었던 커피잔의 추억 등등 감성이 풍만하였던 학창시절의 그리움을 지금의 작품에 담았을까?
작가의 그림에는 항상 두 개 이상의 밥그릇이나 컵 등이 등장한다.
그리고 두 개가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중첩되어 그려져 있다.
이것은 밥그릇, 컵, 접시 등의 사물들이 서로의 몸을 지탱하고 기대면서 겹쳐져 있는 모습인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표현한 것이 아닐까?
기억닮기 2 (100*110cm)
서양화를 전공한 작가는 수채화의 밑바탕에 작은 구슬을 넣어 그림을 그리는데,
이 구슬은 조명의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빛을 발하며, 하나의 찻잔일 때와
찻잔이 중첩되는 부분에는 차이를 두었고. 중첩된 부분은 투명하게 투과되어 보이게 하였다.
박미 작가의 그림은 설치미술과 점묘법(작은 점들을 찍어서 표현하는 화법)의 중간쯤에 서 있다고 한다.
그림에 구슬을 넣은 이유는 여기 전시된 그림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손으로 만지는 그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전시회는 다른 그림 전시회와는 달리 손으로 만지는 그림 전시회인 것이다.
박미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적인 색을 다양한 측면에서 관찰하면서 작품을 감상하길 바란다고 한다.
빛을 받은 구슬은 보는 시점에 따라 다시 각각의 빛을 반사해서 다양한 면모로 보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닮기 4
손으로 느껴지는 그릇 하나에는 "각자의 그릇이 담고 있는 그 사람의 지난 시간.
겹쳐지는 그릇의 이미지는 저마다 조각난 기억들이 다른 사람을 만나 소통되고, 닮아가는 과정을 나타내었다.
그렇게 다른 '나'와 '너'의 기억이 서로 서서히 닮아가는 모습을 '기억 닮기'로 표현했다"며 자신의 작품을 설명한다.
인연(30*20cm)
전시관 입구에 들어왔을 때에는 한 폭의 그림들이 여러 점 전시되어 있었지만,
가까이 가보면 작은 구술 하나하나가 작품이 되어 있는 박미 작가 기억 닮기 전시회 새로운 세계로 들어온 느낌이었다.
전시 일정 : 2016년 2월 1일 ~ 2016년 2월 26일
작가 프로필
박미(Park Mi)
2003년 배재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2007년 국립창원대학교 일반대학원미술학과 졸업
개인전 5회
2012 모하창작스트디오 레지던시 참여작가전(모하갤러리/울산, 수호갤러리/부산)
2012 대한민국선정작가전(서울시립미술관경희관)
2012 통영아트페어(통영실내체육관)
2012 '아트울산 2012-생명 & Recycle' 신진작가전(울산/태화강 둔치 야외특설전시장)
2012 문자문명전(성산아트홀/창원)
2012 크리스마스아트시스템전(강남교보,코엑스반디앤루이스/팀프리뷰)
2012 아트피플 신진작가공모전-우수상 (서울/ap갤러리)
2011 경남 레지던시 참여 작가전(315아트센터)
2003~2011 부스전 그룹전 및 단체전 130여회
2009 올해의 작가상 - 미로회 / 2007 청년작가상 - 창원미술청년작가회